고려대 지능정보 SW 아카데미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후 논문을 작성하면서 대학원에서 이론으로만 머물던 지식들을 실제로 다루고 적용해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논문도 작성하고, 배운 내용도 다시 복습하면서 취업 준비를 시작했는데… 왠 걸, 답이 없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와 세상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내가 졸업하던 20년도부터 22~23년도까지만 해도 컴공이나 SW 전공에 부트캠프 경험까지 더하면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학교에 얼마 없던 편입 동기들도 내가 군대에 있던 기간 동안 은행이나 대기업 SI 회사에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 내가 전역한 24년부터는 코딩, 이미지 생성 등 AI 관련 모델과 서비스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그 영향인지 기업들이 신입 개발자와 연구자의 수요까지 줄이기 시작했다.
학부 시절에는 AI로 코딩이 가능한 세상이 올 것이라 기대도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빠르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내가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을 최대한 채워보고 채용에 도전해본 뒤, 안 된다면 개발 쪽 커리어는 깔끔하게 접는 것으로. 실제로 그 상황이 온다면 회전익 쪽 준사관에 도전해 다시 군에서 커리어를 이어가 볼 계획도 세웠다.
SKALA 를 선택한 이유
대학교, 대학원 때도 보통 교육을 선택할 때는 커리큘럼을 보고 결정하는 편인 것 같다. 당시 내가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전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이었다. 대학원 시절에도 모델을 돌리거나 분석할 때 파이썬 라이브러리를 사용해본 것이 전부였고, 바로 이전에 참여했던 고려대 교육 역시 실제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 자체가 주된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다 찾게 된 것이 SKALA 교육이었다.

SKALA 교육은 단기간에 실제 현업에서 AI 관련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기술들을 다룬다. 언어는 자바, 파이썬, 백엔드는 스프링 부트와 FastAPI, 클라우드는 도커와 쿠버네티스, CI/CD는 Jenkins와 ArgoCD 등을 다루며, 이외에도 기본적인 AI 모델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최종적으로는 배운 기반 기술과 AI 모델들을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기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프로그램의 운영 구조에 대해 프론트와 백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정도로 무지했던 나에게 딱 적합한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졌다.
지원 과정
SKALA는 서류 제출, SKCT(인성검사만), 면접의 과정을 통해 교육생을 선발한다. 통과하는 명확한 기준은 알 수 없지만, 면접을 직접 보고 다른 교육생들의 후기를 종합해봤을 때 기본적으로 교육 과정을 버틸 수 있는 배경이 있는지, 그리고 교육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고 느꼈다. 면접은 보통 실제 교육을 진행하는 교수님 한 분과 운영진 한 분이 함께 진행한다. 교수님 측에서는 기술적인 이해도나 관련 경험을 확인하는 질문을 주로 하고, 운영진 측에서는 지원 동기나 합격 이후 꾸준히 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들을 묻는다.
팁을 하나 주자면, 전공자의 경우 본인이 이 교육을 통해 어떤 부분을 얻어가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강조하는 것이 좋은 것 같고, 비전공자의 경우에는 관련 경험이나 학습 과정, 그리고 교육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수님에 따라 기술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는데,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답변하고 본인이 알고 있는 유사한 개념이나 경험을 연결해서 설명한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교육 과정
교육은 상당히 스피디하게 이루어진다. 교육 과정 자체의 기간이 짧은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을 커리큘럼에 담고 있기 때문에 각 내용에 대한 기반 지식이 아예 없다면 벅차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언어나 프레임워크 하나를 배우는 데 몇 일밖에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수업과 실습을 따라가지 못했던 적이 꽤 있었다.
SKALA 과정의 가장 큰 장점은 교수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교육 과정들과는 다르게 AX 실무진들이 직접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장기간 현업에서 일을 해오고, 얼마 전까지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실무자들이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험과 현업에서의 감각을 교육 기간 동안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물론 현업 경험이 풍부한 만큼 교육 자체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으신 교수진분들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수업이 다소 어색하게 진행되거나, 진행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교수님들 모두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분명하게 느껴졌고, 최대한 많은 것을 전달해주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느껴졌다.
미니 프로젝트
기본적인 교육과정이 끝난 뒤에는 미니 프로젝트와 최종 프로젝트 기간이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이 과정이 SKALA 교육의 꽃이자 지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미니 프로젝트의 경우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짧게는 2일, 길게는 3일 정도의 기간 동안 하나의 서비스를 완성하고 발표까지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이어진다. 기간이 워낙 짧고 발표까지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니 많은 교육생들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 팀 내에서 개발을 맡을 인력이 부족하거나, 의견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진행 과정에서 불화나 감정적인 소모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팀이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꽤 있었다.
다행히 나는 미니 프로젝트 기간 동안 잘 맞는 팀원들을 만나 메인 프로젝트 전까지 같은 멤버로 정말 재미있게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때 보험, 보안, 물류, 안경을 활용한 피지컬 AI 등 정말 다양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거의 매일 해커톤을 하는 것처럼 시간을 보냈다. 힘들긴 했지만 교육 기간동안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최종 프로젝트
미니 프로젝트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최종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팀 구성은 운영진 측에서 선정하여 이루어지며, 인적 사항과 교육 기간 동안 쌓인 데이터 등을 고려해 구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젝트 주제의 경우 실제 SK AX 내부 팀에서 진행 중이거나 제안한 주제들, 혹은 고객사에서 요청했던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팀별로 우선순위를 정해 주제가 배정되는 방식이었다.
최종 프로젝트가 가장 메인이 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해당 기간 동안 채용 연계 과정이 함께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지원서 작성부터 SKCT, 1차 면접, 2차 면접까지 모두 최종 프로젝트 기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채용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시점들이 이어지다 보니, 중간에 이탈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교육생들이 생기기도 했고, 그로 인해 일부 팀들은 제대로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 팀의 경우 최종적으로는 모두 SK AX 채용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우리 팀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나는 교육적인 목적이 더 컸지만, 채용을 목표로 들어온 교육생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에 운이 진짜 좋았다고 느꼈던 점은 팀원들이 채용 결과와 상관없이 끝까지 프로젝트에 집중해 주었다는 것이다. 중간에 다른 기업에 합격한 팀원들을 포함해 모두가 끝까지 함께했고, 며칠씩 밤을 새우거나 어떤 날은 교육장에서 잠을 자면서까지 마지막 발표 날까지 최선을 다했다.



최종 프로젝트의 경우 1차, 2차 발표를 통해 최종 결과가 정해진다. 1차는 SKALA 교수진 측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과한 팀들이 2차 발표에 참여하게 된다. 2차는 SK AX 임원진들이 평가를 진행하며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우리 팀의 경우 1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통과했지만, 2차에서 임원진 평가를 잘 받지 못해 수상에는 실패했다. 아쉬웠던 점은 주제 자체에 따라 편차가 꽤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는 실제 현업 팀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진행되는 반면, 어떤 팀은 큰 도움 없이 시작하거나 별도의 데이터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최종 발표 역시 주제에 대한 회사나 임원진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2차에서 SKALA 교수진의 평가가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아쉬웠다.
이번 최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리더가 아닌 팀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만큼 많이 배웠던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git을 활용한 협업 방식이나 이번에 처음 제대로 경험해본 프론트엔드 UI 작업 등 새롭게 접하는 것들이 많았고, 팀플레이 측면에서도 느낀 점이 많았다. 특히 팀장을 맡았던 팀원을 보면서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항상 내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좋은 결과도 따라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만 더 몰입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팀장을 맡았다면 과연 끝까지 같은 태도로 임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지 못했을 것 같다. 팀원들의 채용 결과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이었고, 주제 특성상 수상까지는 어렵다고 판단되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팀장을 맡은 팀원은 2차 면접에서 탈락한 이후에도 하루 만에 감정을 정리하고 다시 프로젝트에 집중했고, 마지막 날까지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이런 팀 활동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음에도 이렇게 많이 배웠다고 느낀 건 또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땠는가
장점만큼은 확실하다. 실무진이 직접 운영하고 채용 연계까지 이루어지는 AI 교육은 아마 SKALA가 아직까지도 유일할 것이고, 실제로 교육을 들으면서도 이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아직 교육을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곳곳에서 보이는 부족한 점들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서 교육이 스피디하게 느껴진다고 했던 부분 역시 커리큘럼의 배분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이 교육을 듣는다면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을 것 같고, 주변에서도 그런 교육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또한 채용 연계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채용 과정은 단순히 서류만이 아니라 교수진 및 운영진의 평가가 함께 반영되는 구조였는데, 전체적인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특정 교수진의 성향이나 선호에 따라 반 별로 제공받는 정보의 차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고, 최종 프로젝트 기간 동안 채용 과정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전체적인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아서 생기는 한계라고 생각된다.
글을 적다 보니 아쉬운 점을 많이 나열한 것 같긴 한데, 결과적으로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 AI 개발에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해본 것도 큰 자산으로 남았다. SK AX는 아니지만 현재 자회사 면접에 합격해 개발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고, 나름 만족하면서 회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교수님들, 운영진, 그리고 함께했던 교육생 동기들 모두 좋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있었기에 오히려 시스템적인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SKALA 교육은 벌써 4기를 모집하고 있고, 4기부터는 채용 연계 형태도 바뀌고 지역도 확장되면서 SSAFY와 유사한 방향으로 상당 부분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모습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경험했던 기준에서 이야기하자면, 개발 특히 AI 분야를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자라면 실제 업계의 방식과 프로세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고, 비전공자라면 이 진로가 본인에게 맞는지 판단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채용 관련해서는 너무 큰 기대를 가지기보다는 교육의 덤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